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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자율연수휴직 준비

자율연수휴직 준비-예산

by 드나 2022. 1. 27.

*자율연수휴직을 하는 이유, 신청 절차는 이전에 쓴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캡처 사진

 

이 글에서는 휴직 신청 이후 할 일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율연수휴직을 고려할 때부터, 무급휴직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부터,

고정 수입이 일절 없는 1년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예산을 짜 보셔야겠지요.

 

'교사 자율연수휴직 신청 절차'를 쓰기 전에 이 글을 먼저 쓸까 했지만

경력도 호봉도 인정되지 않고 급여나 수당을 한 푼도 못 받는 것까지 감안하고서라도 휴직을 결심하는 분들은 

이미 어느 정도 각오와 대비를 하셨으리라 생각했기에,

어쩌면 이제야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적습니다.

 

 

무급휴직을 하다니. 여유가 좀 있나 보지.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쉴 생각을 어떻게 해?

 

 

 

돈 없어도 배짱 좋게 무급휴직하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제가 안 도와드리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집안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지금껏 자라오면서 경제적 혜택도 거의 누려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일해왔으면서도, 재테크를 해서 자산을 불리지도 못했습니다.

요즘 재테크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회 초년생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여태 일만 열심히, 성실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퇴근하면 늘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나'도 못 챙겼고 '실속'도 못 챙겼지요. 

 

소비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악착같이 돈을 모아두지도 못했습니다.

돈을 모으면 집에 꼭 일이 생겨, 구멍을 메우는데 쓰이곤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모른 척하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제 명의의 차도, 집도 없습니다.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왜 저는 무급휴직을 한다고 했을까요?

 

 

지금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아니면 저에게는 평생 자율연수휴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양가족도 없고, 갚아야 할 빚도 없고, 건강하고, 오롯이 혼자서 스스로만 챙기면 되는 시기가

또 올 것이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분명히 할 수 있었는데 재정적인 문제로 물러선다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당장 일을 그만두는 것도 아니고 1년 쉬는 것뿐이니,

그리 겁먹을 일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1년 예산 짜기

3년 간 쓴 맘마미아 가계부 사진

 

재테크에는 영 젬병이었지만, 가계부는 열심히 적어왔습니다.

수첩, 책자, 가계부 앱을 골고루 써왔지만 3년 전부터 정착한 가계부는 '맘마미아 가계부'입니다.

한 해가 끝나갈 무렵마다 꾸준히 구매해서 쓰고 있는데,

1년 예산을 짜는 시간을 확 줄여준 게 이 가계부입니다.

작년 가계부를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더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년 예산 = 고정지출 + 목표 변동지출 + 돌발 지출(경조사 등) + 버킷리스트 달성에 들 비용

 

1. 고정지출

절약한다고 해도 줄일 수 없는, 살아가기 위해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지출입니다.

 

제 고정지출을 예로 들자면,

월세, 관리비, 가스요금, 인터넷+TV+폰 요금, 보험료 등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이 금액들은 줄일 만큼 다 줄여 놓았기에 더 줄일 게 없었습니다만,

가스요금, 인터넷+TV+폰 요금 등은 노력하고 좀 더 알뜰한 요금제를 알아보면 줄일 수도 있겠지요.

 

 

2. 변동지출

생활비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단단히 마음먹고 절약하면 얼마든지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제 평소 변동지출을 예로 들자면,

집밥 재료비, 외식 및 간식비, 음식 배달비, 의류 미용비, 각종 정기결제(멜론 스트리밍, 쿠팡 와우 멤버십, 리디셀렉트, 디즈니플러스 등), 대중교통비, 생활용품비, 도서구입비 등입니다.

 

 1년을 알뜰하게 보내기 위해 이 지출금액을 확 줄이면서 목표 변동지출 금액을 정했습니다.

 

일단 리디셀렉트,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각종 정기결제들을 해지했고,

도서구입비를 줄이기 위해 지역 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대여해서 볼 수 있도록 회원가입 등의 절차를 끝냈습니다.

 

의류미용비와 생활용품비를 줄이기 위해서

내년에 필요할 물건들의 목록을 뽑아보고 세일할 때 쟁여두었습니다.

(절약이라는 명목으로 과소비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누가 뭘 준다고 하면 일단 받아뒀습니다. 지금은 필요 없을 것 같아도 나중에 아쉬워질 수 있으니까요.

 

살쪄서 옷을 산다면 정말 불필요한 소비이기 때문에,

운동하는 습관, 식습관, 생활 습관을 바로잡기로 했습니다. 

 

집밥 및 가끔 외식은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잡고,

간식비 및 음식 배달비는 거의 잡지 않았습니다.

집밥과 외식을 현명하게 해결하면 남는 돈으로 가끔 간식을 사 먹게 될 수도 있겠지요.

 

다이어트 겸 하루 한 끼는 샐러드를 먹기로 했습니다.

시장에 가면 양배추 한 통이 1500~2000원 정도인데 2주는 먹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지출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분들은

목표 변동지출금액을 정하는 데에 신중하셔야 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돈을 많이 씁니다.

돈이 없다, 없다, 하면서 아낀다고 생각해도, 예상보다 정말 많이 씁니다.

지난달, 지지난달의 지출을 하나하나 정리해보시고 

칼 같이, 냉정하게 소비 생활을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3. 돌발 지출(경조사 등)

혹시 아플 수도 있고,

축의금, 부의금 등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가족들과 친구들의 생일도 챙겨야 하므로 

비상금이 있어야 합니다.

 

비상금을 그냥 입출금통장에 넣어두면 

어느새 비상금이 아니라 생활비로 전환되어 짧은 시간 안에 탕진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긴급 출금할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이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가입 기간이 다양한가

(1개월부터 12개월까지 월별로 자유롭게 기간을 설정할 수 있는가),

긴급 출금 횟수와 금액은 어떠한가

(긴급 출금은 예금을 해지하지 않고 일정 금액을 인출하는 것인데,

예금 상품마다 출금 횟수와 출금한도금액이 다를 수 있습니다) 등을 따져보았습니다.

 

저는 일단 명절 휴가비로 정기예금을 들어놓았습니다.

 

 

4. 버킷리스트 달성에 들 비용

휴직을 한 이유, 휴직 중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따라 이 비용은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난리기도 하고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은

여행이나 맛집 투어 등 큰돈이 드는 활동과는 크게 상관이 없어서

1월 정근 수당으로 이 비용을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1년 예산을 짜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가지고 있는 돈을 쓰는 수밖에 없을까?

 

그래서 짠테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하는 부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검색해보고 있고,

각종 경제 관련 유튜브도 찾아보는 중입니다.

 

교사는 겸직이 어렵고 제한도 많아서 

부업을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휴직 중에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길을 찾게 된다면 그에 대한 글도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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