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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자율연수휴직 중/건강 관리

사회초년생 건강 관리

by 드나 2022. 2. 3.

사회 초년생 건강 관리

저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수능을 어떻게 보았는지, 임용고시를 어떻게 4번이나 칠 수 있었는지, 지금은 상상도 못 하겠습니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서 더 잘 해낼 자신도 없습니다. 도망치지나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그러나 발령받은 첫 해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 하는 편입니다. 건강을 잃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과거의 저에게 말이라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직장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것도 급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일 년이 휙 지나가버리겠지만, 그 와중에 통장 쪼개기를 비롯해서 경제 공부와 재테크 공부도 해야겠지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강에 정말 신경 써야 합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아파서 출근을 못할 수도 있고, 번 돈을 병원에 다 갖다 바치게 될 수도 있고, 드디어 좀 여유가 생겨서 놀 수 있을 때 건강하지 못해서 어디에도 못 갈 수 있습니다.

 

제 몸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지만 사회 초년생 분들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남깁니다.

 

 


 

 

1. 일주일에 2번만이라도 30분 이상 운동하자

백번 양보해서 일주일에 2번입니다. 평일에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운동할 시간과 힘이 남아있지 않을까봐 주말이라도 이용해서 운동하시길 권해드리는 겁니다.

 

저는 퇴근 후에도 일이 끝나지 않아 항상 제일 늦게 집에 갔고, 집에 갈 때도 일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갔습니다. 아침에도 5~6시에는 일어나서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배님들이 몇 번이나 저녁에 같이 운동을 하자고 했을 때에도, 일할 시간도 없고 밥 먹을 시간도 애매하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저도, 제 어머니께서도, 그때 제가 운동을 다녔으면 나중에 아파서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가끔 이야기합니다.

 

노동을 운동에 포함하지 마십시오. 신체적으로 힘든 일을 했다고 해서 운동을 한 셈 치시면 안됩니다. 몸을 쓰는 일을 하신다면 더더욱 건강을 챙기셔야 합니다. 

 

밥 챙겨먹을 힘도, 방 정리하고 청소할 힘도 없으실 텐데 운동할 힘은 더 없으시겠지요.

 

그런데 제가 말하는 운동은 소위 말하는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과는 좀 다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운동은 '살기 위한 운동', '생존을 위한 운동'입니다.

 

스트레칭만 제대로 해도, 폼롤러나 마사지볼 같은 운동기구만 꾸준히 이용해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 만한 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전신에 뭉친 근육을 풀다 보면 30분 금방 갑니다.

 

고된 일을 하는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아도 살려고 운동 열심히 합니다. 마사지에 정말 진심입니다. 

 

젊음을 갈아서 일에 다 밀어 넣지 마시고, 살기 위해 일주일에 2번이라도 꼭 운동하면서, 건강할 때 건강 지킬 수 있길 바랍니다.

 

 

2. 일하는 중간중간에 차나 커피 한 잔씩 마시고, 스트레칭도 한 번씩 하자

일에 집중 못 하고 산만한 분들께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일을 한 번 시작했다하면 자리에서 꼼짝 못 하고 몇 시간을 내리 일만 하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일을 하나 처리하면 그 다음 할 일이 생각나고, 마무리했다 싶으면 누군가가 또 새로운 일을 맡기겠지요. 그래서 어떤 자세로 일했는지 자각도 하지 못한 채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몸을 위해, 마음을 위해, 의식적으로라도 한 번씩 쉬어주십시오.

 

당장은 젊음이 여러분의 몸을 지탱해주겠지만, 조만간 여러분의 몸이 젊음을 누르고 반항을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제 몸은 2년 버텼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임용 준비 기간이 길어서 약해질 대로 약해진 것 아니냐고 함부로 말했지만,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공부 안 했다는 게 좀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당당히 말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임용 공부를 4년 했어도 3년은 거의 공부를 안 했기 때문에 몸이 약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임용 합격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1년 동안에는 나름 건강도 열심히 챙겼습니다. 

 

수험 준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천재, 영재, 수재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비슷한 실력입니다. 1점 차이로, 0.5점 차이로 떨어집니다. 결국 누가 오래 공부하고 길게 집중하냐에 승패가 갈렸는데, 건강해야 책상 앞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제 몸은 일하느라 건강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2년 사이에 망가졌습니다. 

 

매일 낯설고 생소한 업무를 파악하고 해내는 가운데, 혼자 컴퓨터와 공문 앞에서 끙끙 앓다가, 일하느라 한 번 앉으면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처음 일어나서 퇴근하는 하루를 반복하면서. 집에 가서도 저녁 먹고 바로 책상 앞에 앉아 일하다가 늦은 밤 까무룩 잠들곤 하는 사이에.

 

 

3. 잠들기 전에, 잠에서 깨어난 후에, 기지개라도 켜자

아침에, 잠들기 전에 운동하는 분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저는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잠들고 좀비처럼 일어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허리디스크를 앓고 일어나지도 못했던 날들을 지나고 나서야 억지로 기지개 켜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온몸을 쭉 펴고 가볍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는 분들이 꽤 계실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아프고 나서야 기지개의 효과를 알았습니다. 

 

바쁘고 힘들어서 운동은 못 하시더라도, 기지개를 켜는 습관을 들이신다면 더욱 건강해지실 것입니다.

 

 

4. 아프면 참지 말고 병원부터 가자

사회 초년생때에는 아무래도 외출이나 조퇴하려니 눈치가 보이고, 병원에 가면 돈도 드니까 아픈 것도 참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죽을 것 같지 않는 한 꼭 학교에 갔던, 학교 다니던 내내 개근이었던 분들은 강박이 더 심한 듯합니다.

 

허구한 날 엄살 부리고 핑계대면서 내빼는 게 아니고서야, 굳이 아픈 걸 참아가면서 퇴근 시간이나 토요일이 되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요?

 

일하는 도중에 병원이나 약국을 떠올렸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터에서는 아무도 여러분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의 몸은 스스로 돌보아야 합니다.

 

일하는 도중에 외출하거나 조퇴해서 병원 가는 걸 아니꼽게 보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큰 수술을 하고도 금방 출근하는 철인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거슬려한다고 해서, 여러분이 참을만하다고 생각해서, 대충 아무 약이나 먹고 버티다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시기를 놓치면 어떤 말을 듣게 될까요?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아픈 줄도 몰랐구나?

 

많이 아팠을 텐데 그동안 참 고생했겠다?

 

여러분의 노고와 인내를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일터에서는 구멍날 인력을 어떻게 보충할지, 대체 인력을 구하기 위해서 얼마를 들여야 할지 등이나 궁리할 겁니다. 

 

건강 관리도 프로페셔널하게 해야 한다는 핀잔을 듣고 상처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참다 참다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끊었는데, 예산 문제가 있으니 진단서에 적힌 기간을 다시 받아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파 죽겠는데 병원을 다시 가서 진단서를...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옵니다만, 그때는 멋도 모르고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진단서에 적힌 치료 기간은 마음대로 늘렸다가 줄였다가 할 수도 없을뿐더러, 아파서 거동이 불편한데 치료 기간을 길게 써주는 병원을 찾아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요.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하던 분들과 물리치료사,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만, 환자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던 말을 해주었습니다.

 

"정말 아프셨지요?" 

 

 

5. 나 하나 없어도 잘 돌아간다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일을 쉬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맡은 업무가 걱정되실 겁니다. 

 

책임감은 좋은 겁니다. 다만, 동료들에게 부채감을 가지고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는 만큼,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팠던 때로 돌아간다면, 차라리 푹 쉬면서 빨리 회복하는 데에 집중했을 겁니다.

 

꾸역꾸역 출근해봤자 회복도 더디고 일 처리도 더딥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하는 데에도 방해됩니다.

 

1년 바짝 관리해서 나아질 수 있는 병이, 3~4년 갈 수도 있습니다. 평생 관리해야 할 병이라도, 휴식 기간을 가지면서 관리에 집중해 바뀐 생활 습관에 얼른 적응하는 게 여러모로 나을 수 있습니다.

 

 

6. 아팠다면 다시 태어나는 겁니다

몇 개월이든 몇 년이든 심하게 앓고 난 후라면, 여러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활습관을 많이 바꾸셨겠지요. 어쩌면 사고방식까지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평생 건강하게 살기 위해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시적으로 바뀌었다가 예전으로 돌아가면 다시 아프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적당히 타협할 수 있는 선을 찾아 바뀐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건강을 지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자기 관리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문구 사진
Madison Inouye  님의 사진, 출처:  Pexels

 


 

 

건강할 때 건강 지킬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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